그냥 생각나서 풀어보는.SSuL
썰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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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11:41
작년 말 즈음에 진지공사한답시고 동대에 있는 상근들도 다 불러다가 대대에서 작업 시키던 때였다.
눈도 서걱서걱 오는게 진눈깨비도 아닌게 땅에 닿으면 물이 되어버려서 작업하다보면 군화를 흙탕물이 덮어버리는데
2주 내내 대대 들어가야하는지라 첫째 주 금요일에 귀가한 이후로 "어차피 다음주도 더러워질텐데" 라는 마음으로 군화를 닦지 않고 월요일 출근버스에 올랐다
나는 원래 군복을 입고있을 때는 자리가 있어도 왠만하면 자리에 앉질않는데, 괜히 군복입고 앉아서 폰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눈초리가 따갑기도하고,
괜히 군인옆에는 사람들이 잘 앉으려고 하는 느낌을 받아서 민폐주기싫어 긴거리도 그냥 서서 다닌다.
그 날은 같은 버스에 내가 다니던 모교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자리가 없는지 내 옆에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데
버스가 급정거를 하다보니 살짝 발을 헛디뎠는데, 여고생이 날 위아래로 훑더니 더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정반대편으로 옮겨 가버렸다.
군화가 더럽긴했거니와, 본인 발을 밟힐거 같으니 옮겨갔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사람 심리라는게 나쁜 면도 있어서 그런지 약간 울컥했다.
내가 더럽나?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 그건 아닌거 같지만 왠지 모르게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군화가 더럽지 않아도 나를 위아래로 훑는 시선이나 피하려는 움직임은 꽤나 자주 느끼는 편인데, 마침 군화가 더러웠다 라는 핑계가 있으니 그렇게 느껴버린것 같다.
또 생각해보면, 날 그렇게 쳐다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분들이었는데,
아저씨들은 눈길조차 안주고, 젊은 남자들은 내 사단마크,약장,태극기 같은 부착물에 더 눈길을 둔다.
아줌마들도 눈길조차 주지않거나 고생한다며 자리를 비켜주시려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유독 젊은 여성들만 피하려는 모습 싫어하는 눈길을 주는데,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던 생업포기하고 나라 지키는 일 잠시나마 하는거고, 본인 아버지도 이미 겪은 절차고, 본인 오빠나 남동생 혹은 남자친구도 이미 겪었거나 겪을 의무이다.
다른 군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군복을 입어야해서 입을 뿐이지, 그들에게 전혀 배척할만한 대상이 아니였으면 한다.
나름 사회물좀 먹은 상근도 이렇게 느끼는데, 휴가쓰고 수개월에 한번 장거리 출타를 나가는 현역장병들이 느낄 시선은 상상도 안간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짓이고, 본인들의 가족/지인들과 다를바가 없으니 조금이나마라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출처 : 디씨
눈도 서걱서걱 오는게 진눈깨비도 아닌게 땅에 닿으면 물이 되어버려서 작업하다보면 군화를 흙탕물이 덮어버리는데
2주 내내 대대 들어가야하는지라 첫째 주 금요일에 귀가한 이후로 "어차피 다음주도 더러워질텐데" 라는 마음으로 군화를 닦지 않고 월요일 출근버스에 올랐다
나는 원래 군복을 입고있을 때는 자리가 있어도 왠만하면 자리에 앉질않는데, 괜히 군복입고 앉아서 폰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눈초리가 따갑기도하고,
괜히 군인옆에는 사람들이 잘 앉으려고 하는 느낌을 받아서 민폐주기싫어 긴거리도 그냥 서서 다닌다.
그 날은 같은 버스에 내가 다니던 모교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자리가 없는지 내 옆에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데
버스가 급정거를 하다보니 살짝 발을 헛디뎠는데, 여고생이 날 위아래로 훑더니 더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정반대편으로 옮겨 가버렸다.
군화가 더럽긴했거니와, 본인 발을 밟힐거 같으니 옮겨갔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사람 심리라는게 나쁜 면도 있어서 그런지 약간 울컥했다.
내가 더럽나?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 그건 아닌거 같지만 왠지 모르게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군화가 더럽지 않아도 나를 위아래로 훑는 시선이나 피하려는 움직임은 꽤나 자주 느끼는 편인데, 마침 군화가 더러웠다 라는 핑계가 있으니 그렇게 느껴버린것 같다.
또 생각해보면, 날 그렇게 쳐다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분들이었는데,
아저씨들은 눈길조차 안주고, 젊은 남자들은 내 사단마크,약장,태극기 같은 부착물에 더 눈길을 둔다.
아줌마들도 눈길조차 주지않거나 고생한다며 자리를 비켜주시려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유독 젊은 여성들만 피하려는 모습 싫어하는 눈길을 주는데,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던 생업포기하고 나라 지키는 일 잠시나마 하는거고, 본인 아버지도 이미 겪은 절차고, 본인 오빠나 남동생 혹은 남자친구도 이미 겪었거나 겪을 의무이다.
다른 군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군복을 입어야해서 입을 뿐이지, 그들에게 전혀 배척할만한 대상이 아니였으면 한다.
나름 사회물좀 먹은 상근도 이렇게 느끼는데, 휴가쓰고 수개월에 한번 장거리 출타를 나가는 현역장병들이 느낄 시선은 상상도 안간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짓이고, 본인들의 가족/지인들과 다를바가 없으니 조금이나마라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출처 : 디씨